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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2 Poland-Ukraine 단기선교 (Day 1)

<Day 1 in Poland>


1. 버지니아를 떠나 덴마크 코펜하겐을 경유,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조성진 씨가 연주한 쇼팽 녹턴 op9 no2를 듣고 있다. 아.. 은혜롭다. 아니.. 교..양있다.. ㅎ


2. 유럽에서 첫번째 추억은 마라톤이 되었다. 코펜하겐에 비행기가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고, 나는 경유하는 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땀이 흥건하도록 뛰었다. 역시 선교는 예체능이다.


3. 바람을 가르며 전력질주로 공항을 뛰었다. 겨우 1분을 남겨두고 게이트 앞에 도착했더니 이 아저씨가 웃으며 뛰어 왔냐고 묻는다. "너희 비행기가 늦게 도착한걸 우리도 알아. 충분히 기다려 줄테니 뛰지 않아도 된단다." (네.. 알려줘서 고맙;;;)


4. 코펜하겐에서 바르샤바로 들어가는 비행기엔 20명도 안탄듯. 마라톤도 했겠다 여유롭게 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1시간 20분 정도 쉬고 있으니 곧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공항도 생각보다 한산하다.


5. 짐이 나오지 않는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짐 가방의 행방을 확인해 줄 수 없으니 나중에 전화를 하란다. 아.. 일단 클레임을 걸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결국 오늘 짐은 오지 않았다. 내일은 오려나..)


6. 미리 약속한 곳에서 선교사님들과 만났다. 우훗..


7. 렌트카를 빌리러 갔다. 선교사님께서 예약한 렌트카가 물건이 없다는 이유로 자동으로 캔슬되어 버렸다. 차가.. 없.. 다.. ㄸㅎ 곧이어 2시간 동안 차 렌트하기 소동이 벌어진다.


8. 공항에 있는 렌트카 회사들을 모조리 뒤적뒤적.. 다행히 9인승 오토메틱 밴을 구했다. 렌트카 대여를 해주는 뿔테 안경을 낀 얼굴 하얀 대머리 총각은.. 이런 차는 요즘 같은 시기에 구하기 어려운 차라며 자기네도 없는데 밖에 다른 회사 차를 빌려오는 건데 심지어 토요타 차라며.. 폴란드 엑센트로 겁나 생색내기와 바가지 요금을 씌우기를 시전하였다. 사기꾼은 쓸데없는 부분에서 매우 구체적이다. 구호물품과 난민을 실어날아야 하는 것을 생각하며.. 알면서 당했다. 주님이 갚으실 것이다. (나중에 도움 주시는 교민께서 구하기 어려운 차를 구했다고 잘했다 하셨다. 그런데 비싸긴 비싸다고..)

9. 중앙역 봉사활동. 봉사를 신청하고 폴란드 판 '밥퍼 사역'에 도전했다. 늘 꾸준히 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 처음 온 외지인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분위기다. 러시아어나 폴란드어를 할 줄 모르면 몸으로 때워야만 하는데..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자리는 한정적이다.


10. 이곳에서 만난 Jabes는 뉴욕 브룩클린 출신 목사이자 소셜워커이다. 한달 전에 이곳에 와서 자비량으로 머물며 봉사를 하고 있다. 이틀을 호텔에 더 머물 수 있는 돈 밖에 없지만 자신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다. 말근육 아저씨가 이 타이밍에 눈물을 흘렸다. 진심이었다. 그는 특별히 자패와 트라우마를 가진 아이들을 돌보며 병원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11. 함께 온 선교사님과 대화 중에 교육 환경이 좋지 않은 선교지를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 부분에서 함께 할 일이 있을 것 같다. 미국에 돌아가면 이 숙제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12. 바르샤바 지역 한인교회를 섬기며 폴란드 지역을 방문하는 한인단체들과 선교사님들을 호스트하는 김영찬 집사님 부부를 만났다. 집사님은 이곳에서 L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그 와중에 난민 선교팀을 맡아 이 지역에 쉘터를 마련하였고, 이곳에 방문하는 많은 팀들의 사역을 조율하며 호스트 하고 있다. 이 부부의 섬김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떤 수식어도 부족해 보인다. 대단하다. 그냥 감동이다.


13. 가지고 간 재정의 큰 몫(4개의 쉘터를 1달간 대여할 수 있는 비용)을 이곳에 도네이션 하기로 하였다.


14. 집사님께서 우리 팀을 데리고 간 한인식당은 믿지 않는 분이 운영하는 곳이란다. 그런데 집사님과 함께 그 식당을 찾아오는 많은 손님들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쉘터의 난민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준비해 제공하고 있으시다. '사케 이자카야' in 바르샤바! 흥해라!


15. 내일 사역을 위해 마트에 갔다. 바르샤바라서 그런지 폴란드는 공산권의 영향을 빠르게 벗어난듯 하다. 젊은이들은 자유로워 보이고.. 쇼핑몰은 화려하다. 내일 만날 쉘터의 아이들에게 나눠줄 구디백을 만들기 위해 스낵을 2카트 가득샀다. 선교사님은 폴란드 큰 손이다. 밤 10시가 넘었다.


16. 구디백은 내일 아침을 일찍 먹고 함께 만들기로 하고 각자의 방으로 해산했다.


17. 아내와 화상통화를 했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나누었다. (이곳에 적지 못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더 있다.) 그리고 서로 눈물을 흘렸다. 주님 주신 삶 진짜 가치있고 의미있게 살아보자고..


18. 아이들과 화상통화를 했다. 둘째는 오늘 학교에서 지구본을 보며 수업을 하다가 폴란드 바르샤바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았다며 보고싶단다. (이제 하루 지났는데.. ㅎㅎ) 너무 기특하다. ㅉㅅ.. 사랑한다.


19. 매일 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일기처럼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채워본다. 버지니아는 초저녁일텐데 여기 시간은 자정이 넘었다. 내일 아침부터 구디백을 만들어야 하니 잠이 안와도 눈을 붙여봐야겠다.


20.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이사야 40:1) 오늘 하루 마음에 맴돌던 말씀을 다시 꺼내본다. ... 근데 내일은 내 여행가방이 오겠지.. 선교사님들하고 먹으려고 오징어 사왔는데.. ㅠㅠ.. 아 양말 빨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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